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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들이 관용적인 태도로 패자를 받아들인 것은 그들이 도덕적인 민족이여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실용적인 민족이었기 때문이다. 민족이나 인종문제에 대한 이런 실용주의적 입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로마뿐 아니라 앞으로 살펴볼 몽골, 영국, 네덜란드 등의 예에서 무수히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로마인들의 통합노선이 얼마나 철저한 것이었는가는 삼니움 전쟁의 처리결과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삼니움인들은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산악 민족이엇다. 외부와의 교역도 별로 없고 산속에서 검소하게 살아가는 말 그대로 실질강건의 민족이었다. 스파르타인들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렇기 때문에 로마는 삼니움인들과의 전쟁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평지에서는 무적을 자랑하던 로마군도 산속에 들어가면 골짜기와 골짜기를 날아다니는 삼니움인들에게 곤욕을 치르곤 했다. 그 때문인지 삼니움인들과의 전쟁은 무려 40년이 걸렸다. 삼니움인들이 최종적으로 굴복한 것은 기원전 290년이었다. 그리고 26년 뒤인 기원전 264년에 1차 포에니 전쟁이 발발한다. 따라서 다음해인 기원전 263년에는 카르타고와의 전쟁을 지도할 전시 지도자를 집정관으로 선출해야 했다. 새로운 집정관 2명 중 한 명이 크라수스였다. 그런데 크라수스는 로마시민으로 태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삼니움족 출신의 평민에 불과한 사람이었다 -강자의 조건- 이주희 저 손학규가 말씀하셨다. 미세먼지 범정부 대책기구를 만들라고. 대신 위원장에는 반기문을 임명하라고. 모두가 코웃음을 쳤다. 지랄 쌈치기 하고 있네. 근데 문재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을 반기문에게 보낸다. 그리고 범정부 대책기구를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난 이 내용을 처음 기사로 접하고 전율이 쫘악 돌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여지껏 인간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위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지자에게는 최고의 대통령이었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시원함 그 자체였다. 천재라는 표현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악인들의 약점을 후벼파는 그의 말솜씨, 손해를 보더라도 조선일보와는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는 그의 일갈. 정말 지지자의 속을 더 이상 시원하게 할 수 없는 최고의 대통령이셨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딘지 답답하다. 진중하다. 무겁다. 느리다. 버닝썬, 김학의, 장자연..........사건이 끊임없이 터져나온다. 그의 입은 무겁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입에서 한 마디가 나오면 묵직하다. 죄인들은 두렵다. 문재인은 노무현처럼 앞에서 끌고 나가지 않는다. 뒤에서 밀면서 따라온다. 지푸라기 하나라도 흘리면 주우면서 따라온다. 그런데 빈 틈이 없다. 처음 장하성을 쓴다고 했을 때 모두가 어리둥절했었다. 그는 이제 반기문도 필요하다면, 니네가 쓰라고 하면 쓰겠다고 한다. 자. 이제 장하성이, 반기문이 누구의 사람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갖다 쓰고 나면 모두 여권의 사람으로 구분되기 시작한다. 한창 전에 읽었던 책인데 다시 꺼내서 읽었다. 전율이 돈다. 기원전에 이미 역사상 가장 부강한 나라를 일구었던 로마. 그들의 힘은 적을 아군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었다. 니편 내편 나누지 않는 그들의 관용이었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을 썼을 뿐 그들의 출신을 따지지 않는 그들의 정신이었다. 나는 문재인에게서 로마를 느낀다. 문재인은 함부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아마도 후세에 가장 강력했고, 가장 청렴했으며,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았던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의 행보는 여전히 진중하다.하지만 믿음직하다. 그의 행보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결과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문재인이 대통령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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