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뉴스를 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몇 년 전 백혈병으로 삼성 공장에서 일하다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삼성은 기자들을 삼성 공장으로 불러들여 견학을 시킨다. 다음날 공장 견학을 한 기자들은 삼성 공장에 대해 각자 기사들을 쓴다. 난 한 서너 개의 기사들을 훑어보다 말았다. 정말 가관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공장에서" "이렇게 쾌적한 환경에서" 등등 난 마치 아름다운 동화책 한 권을 읽는 느낌이었다. 모두가 극찬에 극찬. 기사를 보다 밑에 댓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그렇게 좋으면 기자 그만하고 너네가 삼성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이나 걸려라"라는 무서운 저주의 글이었다. 저주의 글이었지만 내심 가슴에 와 닿았다. 내가 삼성을 비난하고 싶은 것은 삼성의 반시장적인 재판에 임하는 자세 때문이다. 삼성은 지금 4개월째 모든 임원과 부회장이 재판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 내가 불리해도 괜찮다. 우리 이재용 님만 무사하면 된다는 식이다.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다. 이것을 부정하면 자본주의는 무너진다. 그런데 지금 삼성의 행태는 이윤추구가 목적이 아니다. 지금 수많은 사람들은 삼성을 욕하고 비난하고 있지만 삼성은 개의치 않는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보다 더욱 소중한 것은 오너를 지키는 것이다. 이렇게 반시장적인 기업이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되고,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이재용에게 보고하지 않고 정유라를 자의적 판단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대기업들은 오너가 감옥에 있으면 대규모 투자나 기업의 사활을 건 결정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기업 경영에 무리가 있다고 항상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지성의 말에 의하면 오너는 아무것도 할 줄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에 불과하다는 것이 된다. 주요한 일에 보고도 받지 못하고, 결정권자도 아니고 그런 오너가 회사를 틀어쥐고 앉아서 돈은 혼자서 다 버는 이상한 구조라는 것을 삼성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돈 벌기 쉬운 세상이 어디에 존재하겠는가? 이재용은 자신의 책임하에 회사를 운영하고 돈을 벌던가? 아니면 뒤로 물러나서 전문경영인을 키워서 회사를 운영하던가 결정을 해야 한다. 책임은 항상 다른 사람들이, 과실은 오너가 받아먹는 운영 행태로는 더 이상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고 4년 동안 연봉을 1달러 받았었다. 애플에서는 잡스에게 주식을 주겠다고 했지만 잡스의 고집은 4년 동안 계속되었고, 잡스는 연봉 1달러 외에는 받지 않았었다. 잡스가 애플의 주식을 받기로 결정하자 엉뚱하게도 애플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다. 말인즉슨 잡스가 애플의 주식을 받는다는 것은 애플에 헌신하겠다는 것이고 그러면 기업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 애플의 주가는 이런 식으로 올라갔다. 삼성 관계자들이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회사는 오너의 것일 수도 있지만, 수많은 종업원들의 것이며 또한 그 물건을 우리 물건으로 느끼며 구매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삼성은 절대 이재용만의 것은 아니다. 회사를 원래 위치로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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