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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얕다. 개헌론자들은 박근혜와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해야 되는데 지금은 너무 뻔히 보이는 수를 던져버렸다. 아마 이것으로 당분간 개헌론은 꺼내기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4년동안 대통령 하라고 권력 줬을때는 안하고 관사에서 주사나 맞고, 드라마나 보고 있다가 국민들이 그 사실을 알고 분노하고 이제 그만하고 내려오라고 하니까 무슨 바람이 불어서 헌법을 지키기 위해서 자리를 지키겠다고 하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처음에 모든 것이 드러났을때만 해도 야당의 주장은 2선후퇴였다. 대통령 자리에 대한 공격은 거의 없었다. 전권을 줄테니 야당이 총리를 추천하라고 했었다면 야당도 축에 걸려들뻔 했다. 빠져나가려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빠져 나갈 수 없는 축. 박근혜 주변에 그만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측근은 없었다. 뻥카를 칠때는 눈치를 보면 안된다는 아주 사소한 사실. 뻥카일수록 모든걸 던질 준비를 해야 상대가 아예 덤빌 생각을 못할텐데, 겨우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주겠다는 립서비스. 이명박이 5년동안 열심히 망가뜨려놓은 시스템 위에 법같은 건 아예 신경쓰지 않고 4년을 사신 분이 이제 와서 법타령은 지겹게스리.
헌법에 존재하지 않는 임기단축. 이게 웬말. 그토록 강조하던 헌법은 어디가고. 결국 정확한 워딩만 없었을 뿐이지 다시 개헌이라는 수를 던졌다. 처음 기자회견을 보고 나는 사실 개헌론자들이 화답하며 틀이 짜여질까 무서웠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잠잠하다. 박근혜가 지나치게 속내를 들어내 보이는 바람에 맞장구 치기가 애매해졌다. 박지원도 안철수도 김종인도 지금 이순간에 개헌을 입에 담는 순간 훅 간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다.
오직 손학규만이 거국내각 구성이 먼저라는 눈치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이 양반 촛불집에에서 또 셀카찍어서 신문사에 보내야겄네)
승부를 걸어본 적이 없으니 승부에 대한 감이 있을 턱이 없고, 국민을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나라꼴이 어떻게 되든 별 생각이 없는 것은 당연할 터. 어쩌면 올해는 크리스마스 이브도 광장에서, 제야의 종소리도 광장에서 들어야할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모이면서 정치를 느끼고, 아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민주시민으로 자라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승부는 무언가 남아 있는 것이 있을때 던졌어야 되는데 이제는 더 던질 패가 남아있지 않다. 탄핵으로 끌려내려오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것 같다. 아 국정교과서 신간이 나왔다고 하던데 소장용으로 한권 가지고 돌아가시면 어떨지. 희귀본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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