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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쉬워졌다. 그것도 영어의 문제가 아니라 수학의 문제가 아니라 영어, 수학이 동시에 쉬워졌다. 일부에서는 수능이 쉬어지면 사교육이 감소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혹시 주변에 영어, 수학 쉬워져서 다니던 학원 그만다니는 애 보셨는가? 과외하던 애 그만둔거 본적 있는가?
요즘 대학 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수능을 중시하는 정시지원과 논술등 다른 것들을 중시하는 수시지원이다. 수능이 쉬워져서 변별력이 떨어지면 대학들은 '수시' 라는 제도를 강화한다. '정시'에서도 인성평가네 뭐네 하면서 여러가지 대학 자체의 판단이 가미됨으로써 실제로는 수능이 대학가는데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에 유일하게 이과에서 전과목 만점을 받았던 학생이 서울대 의대 정시지원에서 탈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것을 우리는 옳다고 봐야 할 것인가?
자 과연 학생들은 수능이 쉬워지니 사교육을 덜받게 될까? 아니면 더받게 될까? 내가 여지껏 대학 가는 제도들을 보면서 제도가 흔들려서 가난한 학생이 유리한 제도는 없었다. 제도가 흔들리면 대학들은 다른 선발방법을 도입하고 새로운 제도가 생기면 돈 있는 학생이 정보의 우위를 바탕으로 유리하게 돌아가게 되어있다. 요즘 가장 흔한 차이는 '수시' 지원방법이 2000가지에 달하게 되니 학교가 그것들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자 각 개인 학생에 가장 적합한 '수시' 지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대학들은 정확한 기준을 제시해야한다. 우리나라처럼 대학가는 것에 목숨 거는 나라에서 대학들의 기준이 정확히 제시되지 않는 이상한 상태가 지속되는 사태가 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교육부는 문제를 쉽게 출제해서 사교육을 억제하겠다는 엉뚱한 소리하지말고 실질적으로 대학들을 이끌어가야한다. 최소한 정확한 선발기준을 제시하고 너무 많아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수시'지원제도를 간단하게 손질해야한다.
문제가 아무리 쉬워도 너무 쉬워서 실력으로 판단되는게 아니라 실수하나로 아이들 인생이 결정되는 현재의 난이도에 대해서 국민들과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수능이 쉬워서 사교육이 줄어든다고 호도하지 말고,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문제를 쉽게 내면 그 이후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에 대해 국민적 공감을 이루어 가야할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문제 오류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생명과학에서 하나 생겼고, 영어에서도 하나 생겼다. 생명과학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 영어는 확실한 오류로 보인다. 쉽게 얘기하면 이렇다. 2% 에서 20%가 되면 18%가 올라간 것이 맞냐는 얘기인데. 예를 들어 100g 짜리 빵에 딸기가 2g 들어 있다가 20g을 넣었다면 이경우가 2% 에서 20%가 된 것인데 이걸 굳이 퍼센트로 얘기하면 열배가 되었으니까 900%가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는 얘기다. 이런 오류들은 실제로 뉴스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일들이라 충분히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수능이라는 시험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대입제도에 대해 진보, 보수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이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수 있다면, 우리는 그 길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대입에 대해 자꾸 정권이 바뀔때마다 조급하게 실적을 내려는 마음을 버려야한다. 이명박때 급히 만들었던 입학사정관제, 자사고 문제가 결국 오늘의 수많은 문제들을 양산했다. 그 지점에서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자유로울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우리는 이제 이것이 옳다, 그르다는 관점을 벗어나서 어떤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교육을 빈부의 차이 없이 무난하게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가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짤방은 세계일보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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