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을 선거 패배로 인해 유대표와 참여당은 과격하게 말하면 풍전등화, 사면초가에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지자들은 여전히 유대표에 대한 믿음을 보내고 있지만 민주당을 비롯하여 그를 비토하는 세력들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유대표와 참여당에 뒤집어씌우며 분열주의자로 낙인찍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위 진보 언론에서 유대표에 대한 비난성 기사를 내보내고 아고라와 같은 인터넷 토론 공간에서도 유대표에 대한 안티성 글들에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우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사방팔방에서 칼을 겨누고 목을 죄어오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야 할지 유대표와 참여당으로서도 당장은 답을 내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일단은 은인자중하면서 현 국면을 수습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내년 총선을 놓고 본다면 크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민주당 및 다른 야당과의 연대를 성사시켜 이번과 같이 반한나라당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것은 줄곧 유대표가 추진해왔던 것이므로 내년 선거 전략이 근본적으로 수정되지 않은 한 일단 이 방향으로 움직일 것은 확실하다고 본다. 원래 유대표의 생각은 선거 연합을 통해 20석 정도를 확보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갑의 위치를 확고히 한 반면 유대표와 참여당은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참여당이 원내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야당 단일 후보로 나서야 하는데 민주당에서 쉽게 양보하지 않을뿐더러 여론조사 경선을 한다고 해도 유대표 이외에 민주당 후보를 누를 수 있는 사람은 애석하게도 참여당에는 없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어쩔 수 없이 독자 행보를 걸을 수밖에 없는데 이것 또한 만만치가 않다. 일단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민주당과의 삼자 대결은 필패다. 참여당의 인지도와 조직은 결코 이 둘을 따라갈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정권심판론이 득세하면 제1야당에 표가 몰리는 현상 때문에(진보신당의 노회찬과 심상정을 봐라!) 참여당은 유대표를 제외하고는 결코 수도권에서 의석을 얻을 수 없다. 지방은 더 볼 것도 없다. 충청은 신진당, 호남은 민주당, 영남은 한나라당이 텃밭이다. 여기서도 독고다이로 나와서 이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 김해을 선거에서 당의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실패했는데 역량을 분산해야하는 총선에서 이길 수가 없다. 쓰다 보니 비관적 전망만 늘어놓은 셈이 되었는데, 결론은 원칙 있는 선거 연합은 우리의 대망일 뿐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독고다이로 나왔을 때는 전멸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참여당의 가치를 실현하는 옳은 길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최후의 승리를 위해 때로는 간이며 쓸개도 모두 내어줄 수 있고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어갈 수도 있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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