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정한 소통의 도구는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부정하면 대체로 기만이나 위선 또는 무지하다고 보고...
쉽게 생각하면... 예를 들어 우리 미스 김 예쁘다...는 사장과 월급 많이 주는 사장 중에 어떤 사장이 좋은 사장이냐? 아래 직원에게 월급을 충분히 주는 사장이 훌륭한 사장이다. 즉 이익의 공유. 이게 핵심.
'利益'이라는 말의 '利'와 '益'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출처는 주역이 아닐까 싶다. 아님말고... 암튼 졸라 오래된 건 학실히다. 주역은 이렇게 시작한다. '건 원형이정...'
乾, 元亨利貞 (건, 원형이정 : 건은 크고 형통하고 이롭고 곧으니라)
'건'은 주역의 64괘 중에 첫번째 괘다. 여기서 '원-형-이-정'은 '춘-하-추-동' 계절변화를 형이상학적으로 전환시킨 개념이다. 암튼 건괘는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부연설명이 많다. 거기에도 당근 利 에 대한 언급이 없을 수 없다.
元者, 善之長也. 亨者, 嘉之會也, 利者, 義之和也. 貞者, 事之幹也. 君子體仁足以長人, 嘉會足以合禮, 利物足以和義, 貞固足以幹事.
여기서 첫줄을 일단 해석해 보자. '원은 선함의 어른이요, 형은 아름다움의 모임이요, 이는 의리의 조화됨이요, 정은 일의 줄기이다.' 뭔 소린지 감잡기가 쉽지는 안을 거다. 나도 100% 확실히 안다고 하면 거짓이다.
일단 그담 두번째 줄.. '군자는 인을 체득함이 사람의 어른이 되기 충분하며, 모임(집단, 사회,국가)을 아름답게 함이 예에 합함에 충분하며, 물건(인간의 경제적 성과 or 구체적 산물)을 이롭게 함이 의리로 조화되기에 충분하며, 바르고 굳음이 일을 주관함에 충분하다.'
좀 어려운 논리전개지만 위의 문장은 '원형이정'이 '인예의지'와 연결되는 근거가 되는 부분이다. 우리가 '원형이정'은 생소해도 '인예의지'는 모두 알고 있다. 흔히 순서가 인의예지로 알고 있지만, 인예의지가 맞다고 봐야 한다. 암튼... 위에 가로친 부분은 나의 관점을 투영하여 임의로 집어넣은 것이다.
암튼 여기서 '利를 義의 조화됨'이라 했다. 利와 義는 불가분의 관계인 거다.
나는 이것을 이렇게 해석한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은 하늘의 본성이고...사람이 그 이로움이 실현함이 바로 의로움이다. 고대의 통치자나 현대의 정치인이나..당위로서의 이로움을 실현시키는 것이 바로 의로움이다.'
암튼 우리가 흔히 利와 義를 대비되는 개념으로 생각해 왔다. 그게 오류임이 주역 첫머리에서 드러난다. 주역은 유학의 뿌리가 되는 경전 아닌가?
그니까 맹자의 양혜왕 편에... '왜 利만 얘기하냐? 오직 義가 있다.' <--- 이거 성리학 사기꾼들의 의도적 오역인거다.
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 여기서 亦은 '오직'이 아니라 '또한'으로 봐야 한다. 옥편에도 그렇고...
'왜 利만 얘기하냐? 또한 義가 있다.' <--- 이게 맞는 거다.
이걸 현실정치에서 설명해 보자. 맹자 시절 양혜왕이나, 2002년의 설렁탕 영배할배나 利만을 탐한 문제가 있었다. 왕이나 영주, 지도자, 지배세력 들은 그러면 안된다.
그런데 똑같은 논리를 일반 백성들, 일반 유권자들에게 들이대면 안된다. 그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 바로 정치의 본질이니까, 정치인과 정치세력은 항상 그들을 어떻게 하면 이롭게 할 수 있는가 고민하고 정책제시를 통해 그들과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즉 현실에서는 소외계층과 소외지역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롭게 하겠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방식은 일방적 퍼주기나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이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항산'이다. 같은 양혜왕 편의 無恒産 無恒心. ( 일하고 생산하지 않으면 마음이 엉뚱하게 흐른다.)
여기서' 無恒施 無恒心' 이 아닌 것이 중요하다. 즉 施 베풀 시... 계속 베풀라는 것이 아니라... 産 스스로 일어서서 생산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현실은 서민들이 계속 생산현장에서 도태되고 있지? 이 문제가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다.
그 다음은 이익의 益이라는 글자에 대해 디벼보자. 이 글자도 주역에 있다. '익' 자체가 주역 64괘 중에 하나다. 그 익괘에 이런 해설이 있다.
益, 損上益下, 民說无彊, 自上下下, 其道大光. 利有攸往, 中正有慶. 利涉大川, 木道乃行. 益動而巽, 日進无彊. 天施地生, 其益无方. 凡益之道, 與時偕行. (익, 손상익하, 민열무강, 자상하하, 기도대광, 이유유왕, 중정유경, 이섭대천, 목도내행 익동이손, 일전무강, 천시지생, 기익무방, 범익지도, 여시해행.)
앞 부분만 해석해 보자. 益, 損上益下, 民說无彊 익은 위를 덜어서 아래에 더하니 백성의 기쁨이 끝이없다.
익괘의 정의가 위를 덜어 아래를 더한다. 그것이 익의 의미라는 것이 중요하다. 즉 서민이 득보고 기득권이 손해보는 것이 익의 의미다. 빈익빈 부익부를 해소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익괘의 반대인 '손損'괘의 경우는 거꾸로 損下益上이다.
국가와 국민의 관계로 보면 '익'은 돈풀기이고... '손'은 세금걷기 이다. 세금걷기가 나쁜게 아니다 어떻게 걷느냐가 문제지.
돈풀기도 그 자체가 나쁜거 아니다. 어떻게 푸느냐가 문제지. 지금 은행이라는 틀을 통해서 돈을 풀어봐야 답 안나온다. 이건 백성들에게 보태기는 커녕 오히려 착취의 기제로 작용하니까.
암튼 그 다음 줄.. 自上下下, 其道大光.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오니 그 도가 크게 빛남이라.) 이건 첫줄을 잘 이해하면 대충 감이 올거다.
그 다음부터는 적절한 해설이 곤란하다. 직역하면 '나아감이 이롭고, 중정해서 경사가 있고, 큰 냇물을 건넘이 이롭고...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되는데...그냥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로 들릴 거다. 일단 주역의 표현방식, 괘의 구조, 효의 포지션 등등.. 주역에 대한 지식을 전반적으로 갖춘 후에야 이해 가능한데, 이걸 도저히 짧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
단, 여기서 "목도내행(木道乃行)"이라는 표현은 주목해야한다. 나무의 도가 이에 행해진다....?
'나무의 도'가 도대체 뭔소리인고? 오행이론에서 목은 동쪽을 의미한다. 목도는 동방의 도를 뜻한다. 중국의 동쪽은 바로 대한민국이다.
위에서 덜어내 아래를 보태서 백성을 끝없이 기쁘게 하는 도가 바로 동방의 도라는 얘기다. 우리는 우리 본래의 도를 과연 언제 회복할 수 있겠냐?
이게 그냥 귀걸이 코걸이식 해석이라고? 우리가 '홍익인간'이라는 말은 들어 봤잖아?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 이게 어느나라 건국이념이더라? ^^
홍익인간에 익益이 나오고 주역 익괘에 '목도내행'이 나오는 것이 어째 우연의 소치겠냐. 한민족이 제 정신을 차리고 세계의 모범이 되는 때가 반드시 올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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