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유시민이 통합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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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진영에서조차 유시민 진정성 의심
유시민 참여당 대표는 11월17일 민노당-통합연대 지도부가 진보 소통합에 합의하면서 한시름 놓았다. 1년 가까이 우여곡절을 겪었던 진보 소통합의 최대 걸림돌로 참여당의 동참 여부, 더 정확하게는 유시민의 참여 여부가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참여당의 한 고위 인사는 “이제 맘고생을 좀 덜었다. 이제 1차 관문을 지났으니 2차 통합을 위해 매진하겠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야권의 대통합론자들은 여전히 유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한다. “유 대표의 속셈은 대통합에 있는 게 아니라 진보 소통합으로 세를 키운 뒤 각종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한다”라는 것이다. 친노 진영의 한 고위 인사는 “유 대표가 총선에서는 진보 통합당의 공천 몫을 최대한 따내고, 대선에서는 자신이 진보 통합당의 대선 후보가 된
다음 통합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친노 진영에서조차 유 대표에 대해 비판적 평가가 나오는 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몇 차례 사달을 겪으면서다. 유 대표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최대 상속자가 되었다. 다른 친노 대표 인사들은 자의 반 타의 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그는
개인적 인기와 참여당을 기반으로 친노 대표성을 확보했다.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야권 1위로 뛰어올랐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경기도지사 단일 후보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떨어지고, 김해 재·보궐 선거에서 ‘무리수’를 두면서 친노 진영에서조차 외면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서전(<문재인의 운명>)으로 스타덤에 오르면서 유 대표는 친노 대표 주자의 자리까지 내놓아야 했다. 유 대표는 민노당과의 통합으로 돌파구를 찾아보려 했지만 그 또한 여의치 않았다.
혁신과 통합의 한 고위 인사는 유 대표가 최근 친노 진영에 복귀할 기회를 다시 한번 걷어찼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를 주도하는 이해찬 전 총리가 야권 통합 연석회의에 참여할 것을 간곡히 권유했지만, 유 대표가 끝내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유 대표가 거의 참여할 것처럼 해서 이 전 총리가 ‘참여당이 온다. 연석회의 일정을 조금만 늦추라’고까지 했다. 그런데 막판에 유 대표가 태도를 바꿔서 이 전 총리가 크게 노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또한 오해라고 참여당 인사들은 말한다. 진보 소통합을 주도한 한 참여당 인사는 “유 대표가 민노당과의 통합을 가장 먼저 추진했던 건 민노당의 참여 없는 대통합은 의미가 없고, 그렇다고 민노당이 민주당과 1대1 협상을 시작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유 대표가 물꼬를 튼 것 아니냐”라고 항변했다.
11월14일 연석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론’을 강하게 주장한 박지원 의원은 회의 후 “내가 첫 발언을 너무 세게 해서 논의가 이렇게 흐른 것이 미안하다”라며 한 발 물러섰다. 유시민 대표 측은 “진보 소통합은 결코 유 대표의 대권 행보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둘 다 ‘반(反)통합파’로 낙인찍히는 데 대한 경계심이 담겨 있다. 개인의 욕심이 무엇이든, 두 사람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가 ‘대통합’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그게 다다.
노무현은 스스로를 '구시대의 막차'라고까지 했다.
저들은 그 말 뜻도 모른다.
그 말 뜻을 성찰할 최소한의 의지도 능력도 없다.